2026-08-06

법무법인 대륜 윤경원&장지운 변호사 인터뷰
- 먼저 신고하면 과징금 면제?···“준비 안 된 자진신고는 혐의 굳히는 독”
- 메신저 낱낱이 복원하는 포렌식···“현장조사 첫날 섣부른 진술과 대처가 경로 바꿔”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규제 강도가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공정거래 리스크 관리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공정위가 발표한 2026년 상반기 82건의 사건에 대한 과징금은 총 1조7502억 원으로, 종전 연간 최고 기록이었던 2017년 1조3308억 원을 반기 만에 넘어섰다. 이는 최근 담합에 대한 과징금 부과기준율이 기존 0.5~3.0%에서 10.0~15.0%로, 3.0~10.5% 구간은 15.0~18.0%로 대폭 상향된 영향이 크다.
이에 따라 기업 현장에서는 조사 대응과 사전 준법관리 체계 구축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법무법인 대륜 서울 주사무소에서 기업법무 및 공정거래 분야를 담당하는 윤경원·장지운 변호사를 만나 담합 리스크 대응 전략을 들었다.
윤경원 변호사는 최근 공정위 조사의 가장 큰 특징으로 ‘고도화된 현장조사와 디지털 포렌식’을 꼽았다. 윤 변호사는 “과거 대기업 중심의 조직적 담합 적발에서 벗어나, 이제는 사내 메신저나 이메일 속 가벼운 대화까지 포렌식으로 복원해 정황 증거로 삼을 만큼 감시망이 촘촘해졌다”며, “특히 예고 없이 들이닥치는 현장조사에서 당황한 임직원들이 컴퓨터를 숨기거나 자료를 지우려는 시도는 명백한 조사 방해로 간주되어 수백억 원대 과징금에 더해 검찰 고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조사 영장에 기재된 대상과 범위를 정확히 확인하고, 무리한 자료 요구를 적법하게 차단하는 조사 첫날의 밀착 방어가 향후 기업의 운명을 가른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방어 수단은 이른바 ‘리니언시(leniency·자진신고자 감면제도)’다. 하지만 장지운 변호사는 리니언시를 향한 기업들의 흔한 오해를 지적했다. 장 변호사는 “기업들은 흔히 ‘경쟁사보다 먼저 자진 신고만 하면 과징금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면서, “경쟁사가 먼저 신고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불완전한 증거로 섣불리 리니언시를 신청했다가, 오히려 자사의 혐의만 굳히고 감면 혜택은 받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장지운 변호사는 “당국이 확보한 증거 수준과 경쟁사의 움직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게다가 최근에는 감면 혜택을 받거나 제재 이력이 있는 기업이 재차 담합할 경우 감면이 제한되는 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나고 감면 폭도 절반으로 줄어드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편되고 있어, ‘일단 신고부터 하고 보자’는 안일한 접근은 앞으로 더 큰 위험을 자초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더욱 살펴볼 것은 공정위 처분 이후 뒤따르는 ‘연쇄 리스크’다. 윤경원 변호사는 “과징금 납부로 모든 사태가 종결됐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며, “담합 사실이 확정될 경우 국가나 지자체가 발주하는 공공사업에서 최장 2년까지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받아 기업의 핵심 판로가 하루아침에 막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실무적으로는 처분 직후 공공 발주처가 계약서상의 ‘손해배상 예정액’ 조항을 근거로 과징금과 별도의 막대한 배상금을 기계적으로 청구해 오며 2차 유동성 위기가 닥친다”며, “무엇보다 치명적인 것은 과징금을 납부한 뒤, 행동주의 펀드나 소액주주들이 ‘담합 지시·방조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경영진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해 오너 개인의 자산까지 가압류당하는 사태도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파장이 큰 만큼 장 변호사는 담합 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사후 수습이 아닌 사전 예방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임직원들이 관행적으로 주고받는 정보 교환이나 가벼운 식사 자리조차 부당한 공동행위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며, “기업 경영진은 선제적으로 내부 준법감시 체계를 고도화하고, 정기적인 교육을 통해 사내에 똬리를 튼 위험 요소를 조기에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두 변호사는 공정위 조사의 특수성을 짚으며 초기 대응의 무게감을 거듭 강조했다. 장 변호사는 “담합 사건은 과징금 규모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 거래 관계, 경영진 책임 문제까지 연결되는 복합적인 리스크”라며, “기업은 문제가 발생한 이후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평소 경쟁법 준수 문화를 구축하고, 조사 상황에 대비한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변호사 역시 “공정위 조사는 경제 분석과 법률 판단이 동시에 이뤄지는 전문 영역”이라며, “현장조사 단계에서부터 정확한 법률 검토와 전략적인 대응이 이뤄져야 불필요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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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형벌’ 수준 수백억 과징금 철퇴···정교해지는 담합규제 기업 대응 방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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