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예방 시스템 강화를 위한 발의안 동향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고조되며 근로자 보호를 위한 법안 발의가 잇따르고 있으나, 기업 이익을 보호할 법안 발의는 극히 드문 상황이라는 지적이 이어집니다. 중재법 및 산안법 관련 발의안 동향을 살펴봤습니다. ■ 중대재해발생 시 고용노동부 장관 및 관계부처 장에게 보고하는 개정안 발의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의 경우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가 고용노동부 장관에게만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행법에 더불어민주당 이병진 국회의원이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가 그 사실을 고용노동부 장관 및 관계부처의 장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기존 고용노동부 장관에게만 보고할 시, 관계 기관은 고용노동부 장관으로부터 2차적으로 자료를 요청하기 때문에 신속하고 정확한 자료 확보가 어렵다는 지적에 대한 개선안입니다. ■ 중대재해 발생 시 원인 명확하게 규명하는 개정안 발의지난 6월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습니다. 중대재해 원인조사 시 안전보건공단 등의 재해조사 참여 근거 마련과 재해조사 참여자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해 원활한 중대재해 원인규명을 지원한다는 의미입니다.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서는 재해 조사 결과를 적극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으나, 현행 중대재해 원인 조사는 수사의 일환으로 이행되고 있어 피의사실공표의 우려로 재해 조사 결과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발의 배경으로 짚었습니다. ■ 중상해 개념 추가, 사고조사 대상 중상해 재해까지 확대하는 개정안 발의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은 중상해 재해의 개념을 추가하고 사고조사 대상을 중상해 재해까지 확대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박 의원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간 산재 사고 사망자 자체는 882명에서 812명으로 7.9% 줄어들었지만, 영구적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는 90일 이상 요양이 필요한 사고 부상자는 5만 3,440명에서 6만 1,465명으로 15% 증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90일 이상 요양이 필요한 산재 사고부상자는 산업안전보건법상 각종 조사나 처벌 조치의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으니, 90일 이상 요양이 필요한 사고부상자도 통상적으로 ‘중상해 재해자’로 정의되어야 한다는 것이 박 의원 측의 주장입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과 시행규칙에서는 중대재해의 하나로 ‘3개월 이상의 요양이 필요한 부상자가 동시에 2명 이상 발생한 재해’라고 규정하고 있고, 중대재해처벌법은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한 경우’를 중대산업재해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중상해 재해자가 1명만 발생했을 경우에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것입니다. 발의된 개정안은 산업재해 예방을 강화하기 위해 사고 조사 대상을 현행 사망사고에 국한하지 않고 중상해 재해까지 확대하겠다는 목적입니다. 입법 과정에서 국회의원이 기업의 입장을 선제적으로 듣고 반영할 수 있는 소통 창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한 법적 지원도 입법 과정 중 필수 요소로 다뤄져야 할 것입니다.
근로자 안전에 우려 있는 경우 공사기간 연장하는 법안 발의
근로자 안전에 중대한 우려가 있는 경우 공사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지난 9월 30일 발의되어, 환경노동위원회에 회부되어 심사가 진행 중입니다.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해당 의안은, 안전 인력이나 시설 등으로 인해 근로자의 안전이 중대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을 때 건설공사발주자, 건설공사도급인 및 건설공사 관계수급인이 협의체를 구성해 공사기간 연장 여부 및 연장기간을 결정하도록 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일부 개정안입니다. 개정안에는 공사 기간 연장으로 산업안전보건관리비에 추가적인 간접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하는 초과비용 분담비율에 따라 그 초과하는 금액을 건설공사발주자, 건설공사도급인 및 건설공사 관계수급인이 각각 분담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에는 태풍이나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로 계약당사자가 통제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사유가 발생하거나, 발주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착공이 지연되거나 시공이 중단된 경우 도급인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공사기간 연장을 요청하면 발주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공사 기간을 연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행법령은 발주자가 도급계약을 체결하거나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해 총괄∙관리하는 자가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하는 바에 따라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도급 금액 또는 사업비에 계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도급인은 해당 사업의 위험도를 고려해 적정하게 관계수급인에게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지급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문 의원은 해당 발의안을 통해 근로자 안전에 중대한 우려가 있는 경우, 공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면 산업재해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발의 법안 주요 내용가. 안전관리 인력ㆍ시설 등과 관련하여 근로자의 안전이 중대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건설공사발주자, 건설공사도급인 및 건설공사 관계수급인이 협의체를 구성하여 공사기간 연장 여부 및 연장기간을 결정하도록 함.(안 제70조제1항)나. 도급계약 체결 시 의무화한 산업안전보건관리비의 계상을 하도급계약의 체결의 경우에도 적용하도록 하며,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중 일정 금액은 선지급 할 수 있도록 함.(안 제72조제1항 및 제6항) 다. 안전관리 인력 및 시설의 개선 등에 따라 산업안전보건관리비에 추가적인 간접비용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하는 초과비용 분담비율에 따라 그 초과하는 금액을 건설공사발주자, 건설공사도급인 및 건설공사 관계수급인이 각각 분담하도록 함.(안 제72조제7항)
CCTV 시청만 해도 ‘유죄’?
타인이 찍힌 CCTV영상을 파일로 받지 않고 단순히 시청한 행위도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것으로 해석해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대법원 2024.8.23. 선고 2020도18397 판결)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 8월 23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춘천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A씨는 지난 2019년 2월, 강원 양구군의 한 장례식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에게 부탁해 CCTV 영상을 열람한 후, 직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몰래 휴대전화로 해당 영상을 녹화했습니다. 이는 전날 밤 해당 장례식장에서 도박이 이뤄지고 있다는 신고로 경찰이 현장 단속에 나섰던 사건과 관련해, 신고자를 확인하려는 목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개인정보 처리자가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는 행위는 처벌 대상입니다. 이 법령은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사람도 처벌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검찰은 A씨가 신고자의 개인정보를 부정한 목적으로 ‘제공’ 받았다고 보고 기소한 것입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행위를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으로 보고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금지행위)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②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 제71조(벌칙)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⑨ 제59조제2호를 위반하여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한 자 및 그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것이 아니라고 본 항소심의 판결항소심 재판부는 1심의 판결을 뒤집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A씨가 신고자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그 자체를 제공받지 않은 이상, CCTV 영상 시청을 통해 ‘신고자가 도박 장면을 목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만으로는 이 행위를 ‘제공’이라고 볼 수 없으며, 이는 ‘열람’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겁니다. 개인정보 ‘제공’의 의미를 확장한 대법원의 판결항소심의 무죄 판단은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혔습니다. 대법원은 “CCTV에 촬영된 개인의 모습과 위치정보 등 영상 형태로 존재하는 개인정보의 경우, 영상이 담긴 매체를 전달받는 것 외, 이를 ‘시청’하는 경우에도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사건을 다시 심리할 것을 명하여 원심 법원인 춘천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의 이러한 판결은 개인정보보호법에 규정된 개인정보 ‘제공’의 의미를 넓게 해석한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에는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이나 문서를 직접 건네주는 것만을 제공으로 판단했으나, 대법원의 이 판결에 따르면, ① 개인정보를 ‘제공’ 받았다고 볼 수 있으려면 그 정보에 대한 ‘지배·관리권’을 이전 받아야하며, ② CCTV와 같이 영상 형태의 개인정보의 경우 직접 영상 파일을 받지 않더라도 그 내용을 보고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지배·관리권’을 이전받은 것으로 본 것입니다. CCTV 영상을 증거로 확보하려면?CCTV 영상을 민·형사 소송에서 증거로 사용하려면, 증거 수집 절차를 엄격히 따라야 합니다. 증거 수집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다면, 위법한 증거로 간주되어 소송에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합법적으로 CCTV 영상을 수집하기 위해선 정보공개청구를 요청하는 방법이 있는데요. 정보공개청구란, 공공기관이 보유한 정보를 열람하고자 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제도로, 신청 후 보통 10일 이내로 공개 여부가 결정됩니다. 수사기관에 의뢰해 CCTV 영상 확보를 요청하거나 시청, 구청 등에 직접 방문해 CCTV 영상을 요청할 수도 있으며, 정보공개포털사이트에서 정보공개 청구를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소송준비를 위한 CCTV 정보공개청구 건수는 2019년 1만 2천 건에서 2023년 3만 9천 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는데요. 이에 따라 행안부는 CCTV 영상을 ‘생활문제 해결정보’로 지정하고 지난 9월 27일부터 CCTV영상의 정보공개 청구 방법을 간소화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더욱 빠르고 간편하게 CCTV 영상의 정보공개 청구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딥페이크 성범죄' 촉법소년만 60여명
사회적 공분 산 딥페이크 성범죄, 시작은지난 8월 말, ‘텔레그램’에 개설된 채팅방을 통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음란물이 유포되고 있다는 사실이 동시 다발적으로 알려졌습니다. 음란물에는 딥페이크를 활용한 사진 뿐 아니라 음성 파일까지 포함돼 있었다고 합니다. 해당 텔레그램에는 대학생 뿐만 아니라 중학생 및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채팅방도 존재하며, 일명 ‘겹지인’에 해당하는 채팅방 참여자들이 ‘함께 알고 있는 지인’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성범죄물을 대량으로 생산했습니다. 또, 특정인에 대한 딥페이크 성범죄물이 많아지면서 ‘특정인 능욕’ 채팅방을 만들어 가해하기도 했습니다. 딥페이크 사태와 촉법소년딥페이크 범죄는 매해 문제가 되어 왔는데요, 이번 사태가 유독 사회적 관심을 받고 공분을 사는 이유는 피의자 중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책임이 없어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 촉법소년만 60여 명이 포함됐다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법률 전문가들은 딥페이크 사태 피의자 중 촉법소년을 포함한 청소년들이 많은 이유로 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문화에 의해 범죄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라고 짚기도 했습니다. 딥페이크 성범죄, 처벌 수위는?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의 제작ㆍ배포 등) ⑤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을 구입하거나 아동ㆍ청소년성착취물임을 알면서 이를 소지ㆍ시청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사진 및 영상을 제작, 반포, 편집할 경우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딥페이크 성범죄물을 단순 시청 및 소지한 경우에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됐습니다. 만일 아동 및 청소년 딥페이크 성범죄물에 해당될 경우에는 단순 시청만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또, 성인 딥페이크 성범죄물을 다운받는 과정에서 아동 청소년 딥페이크 성범죄물이 섞여있을 경우, 이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딥페이크 성범죄물을 이용해 협박 및 강요를 하는 경우 협박은 1년 이상, 강요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습니다. 딥페이크 성범죄 휘말린 피해자의 회복 방안은딥페이크 성범죄물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국가는 해당 성범죄물의 삭제를 위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해당 성범죄물 삭제지원에 소요되는 비용은 가해자가 부담하게 됩니다. 삭제가 필요한 성범죄물이 있는 피해자의 경우, 여성가족부에 삭제 지원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단, 국가는 범죄의 증거 인멸 방지를 위해 그 성범죄물을 10년간 보관하게 됩니다. 물론 삭제지원 요청자의 요청이 있으면 그 즉시 폐기하고, 요청이 없으면 기간이 지난 후 폐기합니다.(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의 경우 영구 보관) 딥페이크 성범죄, 변호사의 시선으로딥페이크 사태가 전국적으로 알려지며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마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딥페이크 채팅방을 통해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자 하는 피해자와 그 지인들에게 신상정보를 알려주면 딥페이크 성범죄물을 보여주겠다고 조롱하거나, 경찰을 사칭하며 성범죄물 삭제에 도움을 주겠다는 명목으로 해킹 프로그램을 심은 코드를 보내는 등의 2차 가해가 이어지는 겁니다. 이에 국회는 딥페이크 성범죄 2차 가해 처벌 및 방지에 대한 법안도 연달아 발의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19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법에 관한 법률과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는데요. 중앙 및 지역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설치·운영 근거를 명확히 해 피해자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신상정보 삭제지원을 명시해 2차 피해 발생 등의 방지 규정을 추가하는 것입니다. 국제적 공분이 거세지자, 텔레그램 CEO인 파벨 두로프는 “수사기관의 요청이 있으면 불법 행위를 한 이용자의 IP 주소와 전화번호 등을 당국에 제공해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법무법인 대륜 형사전담그룹장 김인원 최고총괄변호사는 한 인터뷰를 통해 딥페이크 기술의 이면에 심각한 윤리적, 법적 문제가 존재한다고 꼬집은 바있습니다.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사이버성범죄가 범죄임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또한 진화하는 범죄에 맞춰 처벌 기준 역시 달라지고 있으므로, 해당 범죄의 피해를 입은 경우 가해자의 엄벌을 위해 필수적인 증거 수집을 전력으로 돕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외국에 있다가 공소시효가 지나고 귀국하면 처벌 받지 않을까?
해외 거주자가 국내법을 어겨 처벌받을 것을 알면서도 귀국하지 않았다면 그 기간에는 공소시효가 정지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대법원 2024. 8. 31. 선고 2024도8683 판결)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 8월 31일 해외금융계좌 미신고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벌금 12억 5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주로 홍콩에서 활동하는 사업가 A씨는 스위스에 있는 금융회사에 개설된 자신 명의 해외금융계좌 잔액이 2016년 2월 29일 기준 220억 원 가량이었음에도, 그 해외금융계좌정보를 2017년 6월 30일까지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국제조세조정법)에 따르면, 해외금융회사에 개설된 해외금융계좌를 보유한 거주자 중에서 해당 연도의 매월 말일 중 어느 하루의 보유계좌 잔액이 10억원을 초과하는 사람은 해외금융계좌정보를 다음 연도 6월까지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신고해야 합니다. 신고의무 위반금액이 50억 원을 초과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신고의무 위반금액의 100분의 20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A씨의 금융계좌를 조사한 서울지방국세청은 A씨의 세무대리인을 통해 20억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사전통지를 했습니다. 그러나 A씨는 곧바로 귀국하지 않고 공소시효 기산일인 2017년 7월 1일부터 5년이 지난 2022년 7월 28일에 귀국했습니다. 이에 따라 1심 재판부는 A씨의 신고의무 위반 금액이 약 220억 원으로 적지 않은 액수라는 점을 들어 벌금 25억 원을 선고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252조(시효의 기산점) ① 시효는 범죄행위의 종료한 때로부터 진행한다. 제253조 (시효의 정지와 효력)① 시효는 공소의 제기로 진행이 정지되고 공소기각 또는 관할위반의 재판이 확정된 때로부터 진행한다. ③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는 정지된다.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체류한 것으로 본 항소심의 판결 항소심에서는 A씨의 공소시효 완성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A씨는 홍콩을 생활 터전으로 삼고 있어 국제조세조정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했음을 알지 못한 채 가족들과 함께 홍콩에서 거주하고 있었을 뿐,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며 "공소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세무대리인이 국세청의 자료 제출 요구서와 과태료부과 사전통지를 대리 수령했고, A씨는 세무대리인을 통해 이 사건 위반행위가 문제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여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A씨가 위반행위를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종합소득세 32억 원을 성실히 납부했다는 점을 고려해 벌금을 12억 5,000만 원으로 감경했습니다. 관련 형사소송법을 해석한 대법원의 판결 대법원 역시 항소심의 판단을 인정하며 A씨의 상고를 기각하며 벌금형을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종전 대법원 판결(2015도5916판결)을 인용하며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이 정한 ‘법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는 범인이 국내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로 도피한 경우뿐만 아니라, 범인이 국외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서 체류를 계속하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해외에 있다고 전부 공소시효가 정지되는 것은 아니고,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가 범죄에 해당한다는 사정을 알면서 해외로 출국하거나 범죄를 인식한 시점 이후에 귀국하지 않는 경우에 공소시효가 정지된다"며 "이 사건은 대법원 판결에서 판단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범죄를 인지하고도 홍콩에 체류하였으므로, 공소시효가 정지되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재판에 넘겨진 상태로 출국했다면? 수사 단계 피의자가 출국하면 공소시효가 정지되는 것과 달리, 이미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은 외국에 나가도 시효가 정지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판단도 있었습니다. 지난 2022년 10월 동업자 2명에게 5억 여 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 이듬해 미국으로 떠나 국내에 돌아오지 않은 한 사업가에 대한 재판 상고심에서, 대법원은 재판을 무효로 하는 면소 판결을 확정한 바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53조 제3항은 수사 중인 상황에 적용되는 조항이므로, 재판이 시작된 뒤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채 15년이 지나면 공소시효가 끝난 것으로 간주한 겁니다. 그러나 지난 1월, 국회에서는 형사 재판 중 해외 도피한 피고인에 대한 공소시효를 정지시키는 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재판 중 도피한 것은 공소시효가 정지되지 않는다는 맹점을 활용해 피고인들이 재판 도중 해외로 도피하여 처벌을 피하려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마약 관련 사건에서 혐의를 받고 해외로 도피한 뒤 귀국하지 않는 범죄자들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처벌을 피하기 위해 국외에 체류하는 것은 오히려 공소시효를 정지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을 인식해야합니다.
법제처,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위한 규제 완화 나서
법제처가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편의를 지원하는 61개 법령 개정안(7개 법률, 22개 대통령령, 32개 총리·부령)을 이달 15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습니다. 개정안에는 ▲영업자의 법정 의무교육 유예 등 보수교육 부담 완화 ▲자기완결적 신고 확대 ▲시설 및 장비 기준 완화 등의 내용이 포함되었습니다. 개정안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업자에 대한 엄격한 관리 필요성이 낮은 영업 신고의 경우 적법한 신고서를 접수하면 행정청의 수리가 없더라도 법적 효력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외에도 소상공인 등이 해외 체류, 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법정 의무 교육을 3개월의 범위 내에서 미룰 수 있게 됩니다. 법정 의무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영업자 등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경우, 교육을 미이수한 횟수에 따라 과태료 금액을 차등적으로 부과할 수 있게 됩니다. 아울러 본인 소유의 장비를 갖추지 않고 장비를 공동 사용하거나 임차하는 경우에도 영업이 허용됩니다. 위반 사유·정도에 비해 바로 영업을 중단시키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판단되는 취소사유 역시 정비했습니다. 기존에는 사업자가 당국에 신고를 하고 시·도지사가 이를 수리해야만 하는 사업들이 존재했지만, 이번 개정을 통해 신고 즉시 사업을 개시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는 영업자의 신고민원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함으로 경영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이라 볼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경영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 이번 개정안은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경영 활성화를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앞서 법제처는 지난 2월 ‘함께 뛰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살맛 나는 민생경제’를 주제로 열린 10차 민생토론회에서 위와 같은 규제 개선 과제를 발굴했습니다. 이번 법령 개정안에 대해 이완규 법제처장은 “소상공인 등이 창업하거나 영업할 때 부담이 되는 규제를 덜 수 있도록 내용을 담았다”며 “소상공인이 경영하기 좋은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에게도 희소식이 되겠는데요. 법령별 세부 변경 사항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중소기업 경영주로서 추가 의견이 있으시다면 국민참여입법센터 등에 의견을 제시해보는 것도 좋은 방안일 것 같습니다.